[운전면허] 2종 보통 기능시험 합격 후기(+탈락 경험)
운전면허 2종 보통 - 기능시험
운전면허 기능시험 합격 후기입니다.
저번 필기시험 이후로 이렇게 늦게 합격후기를 올리게 된 건......
기능시험을 한번 떨어졌었기 때문입니다😢
동생과 함께 시작했지만 지금 동생은 면허를 완전히 다 딴 상태이고 저는 아직 도로주행이 남아있습니다.
떨어지고 여러모로 바빠 시험 일정을 너무 늦게 잡은 탓도 있겠네요.
기능시험은 자동차 조작, 경사로, 교차로, T자 주차, 좌회전, 가속, 돌발 등 대충 이 정도가 있었습니다.
처음 운전을 배우러 가자 강사님이 한번 코스대로 태워주시고 저보고 해보라고 하시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핸들은 대체 어느정도 돌려야하는지 어디서 뭘 해야하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볼 땐 차에비해 꽤나 넉넉해 보이던 차선도 차에타서 보니 얼마나 좁은지 연습하는데 계속 중앙선을 넘어가더라구요. 내려서 보면 이렇게나 넓은데...
그리고 역시 제일 걱정스러웠던건 T자 주차였습니다. 공식을 알려준다고 공식대로만 하면 된다고 하셨지만 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 않더라구요.
또, 제가 핸들이 좌측에 있어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오른쪽으로 엄청 치우쳐서 운전하더군요.
강사님이 놀라서 부딪힐뻔 했다고 몇번 브레이크 밟아 주셨습니다.
아무튼 4시간 동안의 연습을 마치고 시험을 보러갔습니다.
시험에 떨어진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그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저처럼 떨어진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우선 어디서 떨어졌냐면 바로 그 고난이도의 T자 주차에서 떨어졌습니다.
처음에 알려주신 공식보다 차가 조금 지나쳐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주차하러 들어가서 센서에서 '삑' 소리 나는 거 확인하고. 아, 이제 됬구나! 하고 나오려는데 차가 멈춰버렸어요.
원래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안밟고 있으면 천천히 움직인다고 이걸로 기능시험 보는 것이라고 20km 미만으로 달려야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가속 구간에선 20km를 넘겨야 합니다. 시속 20km가 이렇게 빠른건지 이 날 처음 알았습니다.)
차가 움직여야 뭐 어떻게 빠져나갈 시도를 해볼텐데 아예 멈춰버리니 생각도 같이 멈추더군요. 아무래도 어딘가에 걸린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동생이 그럴땐 후진을 했어야지! 라고 해서 그제서야 '아, 그렇구나' 했지만 그때는 앞으로 안가네? 엑셀을 살짝 밟아볼까?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그래서 엑셀을 살짝! 주관적인 기준으로 매우 살짝! 밟았는데...
차가 그대로 부아앙 하더니 연석선을 넘어서 T자 구역을 만들어놓은 풀밭 위로 달리고 있더라구요.
바로 실격됬습니다.
제 뒤에 뒤에 차가 동생이었는데 지나가면서 '와, 저 차는 진짜 레전드다.' 라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그래...그게 내 차였어.)
그 시험에서 결국 동생은 100점 만점으로 합격했습니다.
실격한 저는 어쩔 수 없이 시험이랑 수업 2시간을 또 새로 잡았습니다. 12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네요. (시험만은 55000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다시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이번엔 새로운 강사분이 계셨습니다.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저번에 풀밭 위로 올라간 제 차를 빼주신 분이시더군요. 속으로 절대 알아보지 말았으면 하면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어?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한번 시험을 봤더니 기능 코스가 너무 쉬운 겁니다. 차선도 그다지 안 좁아 보이고, 자동차 꺾는 것도 쉽고 심지어 T자도 이렇게나 쉬운거였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여유롭게 운전하다가 파란불에도 넋을 놓고 가만히 있어서 집중 안한다고 혼났습니다. 주변에 새로 수업을 들으러 온 사람들이 중앙선을 넘고 헤메는 걸 보면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나 대체 왜 이게 어려웠지? 싶었습니다.
아무튼 두시간 수업 듣고 바로 시험이었는데, 위에 언급했듯 일정이 바빠서 시험 날짜를 엄청 늦게 잡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1번이더라구요.
저번 시험때 다른 응시자들이 옹기종기 1번 하는거 구경하던게 생각나서 괜시리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아무튼 두번째 시험이었는데, 체감상 쉬웠고, 오히려 첫번째로 운전하다 보니까 앞에 차가 없어서 기다리거나 T자 빈자리 찾거나 할 필요가 없어서 편했습니다.
솔직히 저번에 떨어진 기억때문에 T자 할때는 좀 무서웠는데 정말 연습할 때보다 잘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T자 에서 나오는데 돌발 사이렌이 울리길래 마음놓고 있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T자에 정신이 팔려서 돌발이 아직 안나왔다는 걸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아무튼 완벽하게 100점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시험 팁이라면, 너무 겁먹어서 시험보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고 시험보면 그다지 떨어질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첫번째 시험에서 시간도 여유로웠는데 살짝 후진했다가 꺾어서 나갔으면 괜찮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너무 겁먹었어서 이런 생각을 못했네요.
시험이 끝나고 나오는데 강사님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기분도 좋았습니다.
이제 도로주행만 하면 면허는 끝인데 도로주행은 시속 60km로 달려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작은 기능시험장에 있는 20km 가속 구간도 너무너무 빨라서 무서웠는데, 얼마나 빠를지 짐작이 안됩니다.
(기능시험은 대부분 3~5km로 달리는 것 같습니다. 너무 느려서 계기판으로도 잘 안보여요.)
휴, 이제 저는 도로주행을 해보고 합격하면 도로주행 합격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